적단휼烾㣋㤜. 그 아이를 처음 만난 것은 ‘그것’과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말간 얼굴에 생글거리는 미소를 띄운 예쁘장한 소년이 나를 보자마자 뛰어들듯이 품에 안겨들었다.
“얘. 나랑 자자.”
가느다란 팔을 허리에 감아온다. 지나치게 익숙한 감촉에 놀라서 굳어있는 내 배에 얼굴을 부비며 소년은 졸음 가득한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얼른. 나 졸려.”
칭얼대는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조그만 몸을 안아든 것은 원하던 바가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품에 안겨드는 가느다란 팔다리를 달가우면서도 낯설게 받아들이며 나는 속으로 멍청한 자신에게 혀를 차고 있었다.
결국 머물지도 확실치 않았던 마을에서 이른 저녁부터 방을 잡고 소년을 침대에 눕히고 나서야 나는 대체 이 일을 어쩌면 좋을지 고민에 빠졌다. 단휼은 잠시 꾸물거리며 잠드는 듯 하더니 곧 깨어나 인상을 찌푸렸다.
“추워. 이리와.”
슬슬 정신이 돌아온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그를 쳐다보았지만 그 애는 내 표정 따위는 관심도 없는 듯했다. 반복되는 제촉에 못 이긴 내가 그의 곁에 접근하자 소년은 당연하다는 듯이 내 목을 끌어안고 이불 속으로 끌어당겼다.
“이봐.”
처음으로 손길을 거부하려는 순간 단휼이 입을 맞춰왔다. 꽃에서 추출한 달큰한 향내와 피와 연기의 냄새가 났다. 몇 시간 안에 살을 태운 연기에 휩싸인 몸이 아니면 날 수 없는 냄새였다. 본능적으로 긴장감이 들었다. 단휼은 얼어붙은 나를 침대에 눕히고 졸음에 취한 눈으로 내 상체 위에 걸터앉았다. 가느다란 다리가 가슴을 조여온다.
바싹 마른 가녀린 몸이었다. 거친 일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희고 고운 손으로 내 얼굴을 붙든 체 키스에 열중하는 소년의 예쁘장한 얼굴이 바로 코앞에 있었다. 촛점을 맞추기 힘들 정도의 지근거리에서 금빛 속눈썹이 흔들린다. 무심코 허벅지에 손을 대자 바른 것도 없이 빨간 입술에서 낮은 한숨이 흘렀다. 움찔거리는 허리를 가만히 쓸어내렸다. 허벅지도 허리도 한손에 움켜쥘 수 있을 것 같이 가늘다. 나는 그때까지도 소년에게서 나는 향이 무엇인지 사정을 추측하느라 사고가 마비된 상태였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단휼의 작은 몸이 내 허리 위에서 달뜬 신음을 뱉고 있었다. 나는 본능인지 습관인지 분간하기 힘든 행위를 소극적으로 계속하며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몽롱한 표정이었다. 아침 식사를 해치우듯 권태로운 성교였다. 단휼은 혼자서 열락을 즐기곤 내 사정따윈 신경도 쓰지 않고 내 몸 위로 쓰러졌다. 맨 가슴에 닿는 여린 살과 꽃향기와 탄내가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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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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