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냄새. 미세하지만 느낄 수 있었다. 사야는 고개를 들어 냄새의 시작점을 찾았다. 희야가 치과를 다닐 때 단걸 먹지 못하게 하려고 온 신경을 집중했던 일이 있었다. 그 후로 초콜릿이나 과자를 처음 뜯었을 때나 조금 날듯 말듯한 희미한 달콤한 향을 같은 방에서는 맡을 수 있게 되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이 징하다고 생각했다. 복도에 있었기 때문에 방을 찾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다. 하지만 찾았다. 너무도 행복해 보이는 표정으로 초콜릿을 뜯고 있는 여자아이. 언제나 생각하지만 여자들은 너무 어려보였다. 노화의 증거인 주름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다들 그냥 어려보였다.
"왜 그렇게 보죠?"
조금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녀가 물었다. 그냥 고개를 저었다. 딱히 대답할 이유는 없었다. 초콜릿 냄새가 나서 왔다는 말을 한들 먹힐 것 같지도 않았다. 앉아있는 그녀를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으니 부담스러웠던 걸까, 그녀는 조금 곤란해보이는 표정으로 방향을 돌려앉았다. 어쩐지 그냥 지나가고 싶지 않아졌다.
"초콜릿 좋아해?"
"무슨 상관이죠!?"
귓가에 속삭이자 놀랐는지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버릇대로 머리를 쓸어주고 그녀가 들고 있던 초콜릿의 윗부분을 잡아 힘을 주었다. 똑,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새겨진 모양의 첫줄이 떨어져 나왔다. 이로 그 중에서도 한조각만 떼어 입안에서 굴렸다.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특유의 맛이 확 퍼졌다. 이게 맛있나.
"맛있네."
"…뭐하는 짓이예요! 남의 초콜릿은 왜 뺏어먹어요!?"
"맛있어?"
"예?!"
황당했는지 초콜릿을 가져가는 데도 움직이지 않던 그녀가 그제야 항의했다. 그냥 또 머리를 만져 주었다. 토닥토닥. 이번에는 머리를 헝크러뜨린다고 시끄러웠다. 남은 초콜릿을 전부 입에 넣었다.
"나중에 또 봐."
가끔은 먹을만한 것도 같았다. 초콜릿맛 여자아이. 그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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