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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8 淚嗣娜 & 光 Michele (1)

 처음 그 아이를 만난 것은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광아의 도움 요청에 놀라 급히 달려간 병원에서였다. 창백하고 몸집이 자그마한 아이가 침대에 누워있었다. 아이, 라는 말은 조금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 애는 누가 보아도 우리 또래였으니까. 깨끗한 면 옷에 감싸인 그 애는 깊이 잠이 들어 평온한 얼굴이었다. 그래서 처음에 나는 이 곳에 와야 했던 이유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벌어진 옷깃 너머로 얼핏 붕대를 발견한 후에야 간신히 그 애가 다쳤다는 것을 알았다. 안쓰러울만큼 바싹 마른 팔뚝으로 링거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건 그 뒤였다.

 "미안해, 갑자기 불러서."
 "집에서 놀고 있었는 걸. 괜찮아."

 병원비 결제를 마치고 돌아온 광아는 나를 부르게 된 사정을 설명해주었다. 사정이래봐야 길을 걷다가 쓰러져 있는 그 아이를 발견했다는 것 뿐이었지만 내게는 신기하게 느껴졌다. 도심한복판에서 쓰러진 사람을 찾다니 꼭 널리 알려진 이야기인 것만 같다. 그런 우연에 아이가 옛 중국을 떠올리게 하는 복장을 하고 있었다거나 온통 피투성이였다는 옵션이 덧붙는다면 그 것이 바로 옛날 이야기가 아니고 무엇일까. 생각이 얼굴로 드러났는지 말을 이어가는 광아의 표정에서 난처한 기색이 엿보였다. 미안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호기심이 앞섰다.

 "그럼 병원 뒷골목에서 발견한거야?"
 "응, 바로 응급실로 달려왔어. 덕분에 간신히 살아난 거라고 의사선생님이 그러시더라."
 "상처가 많이 깊었나 보네."

 침대 쪽을 돌아본 것은 무의식 중의 일이었다. 말갛게 바라보는 눈과 마주쳐 급히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눈?

 "상처도 컸지만 출혈이 심해서 쇼크사 할 뻔 했던 모양이야. 왜 그래?"
 "일어난 것 같아."
 "뭐?"

 광아의 목소리는 놀라움보다는 잘못들었다고 생각해서 나오는 반문에 가까웠다. 나는 다시 대답해주는 대신 작게 웃어보이고 침대로 돌아섰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직접 보는 것이 언제나 이해가 빠르다. 하지만 그 때 상황을 새로 인식하게 된 것은 광아가 아니었다.

 "잘못봤나?"
 "수술 끝난지 고작 30분 지났어. 그렇게 피를 흘리고 벌써 일어날 리가."
 "그렇지만, 분명히 눈을 뜨고 있는 걸 봤는데."
 "잘못 본 걸거야."
 "그럴리가……. 아, 얘기 끊어서 미안. 수고했어. 살아서 다행이다."

 광아는 늘 그렇듯이 그린 듯한 얼굴로 웃었다. 그 날의 대화는 그것이 끝이었다.

Posted by f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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