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센티넬버스 설정을 차용한 19금 요소와 BL 요소가 포함된 시리즈입니다. 19금 요소가 들어가면 비밀번호가 걸립니다.




 ‘누군가 도와주세요!’

 쟈넷은 비명을 질렀다. 아니, 지르려고 했다. 있는 힘껏 내지른 목소리는 누군가의 손에 허무할 정도로 간단히 막혀버렸다. 붉게 물든 얼굴 위로 글썽글썽 눈물이 맺혔다. 어쩌지, 어쩌지.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이 일이 묻혀선 안 된다는 조바심이 쟈넷을 견딜 수 없게 했다.

 “쉿. 조용히.”

 속삭이는 목소리가 기묘할 정도로 익숙했다. 쟈넷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발버둥을 멈췄다. 붉게 달아올랐던 뺨이 서서히 식는다. 열기가 가라앉자 못 보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연노랑 색을 띈 넓은 소매. 전 대륙을 뒤져도 한 벌밖에 없을 독특한 의복이 눈에 띄었다.

 “진정됐어? 놓아줄 테니까 소리 지르지 마. 알았으면 끄덕여봐.”

 고개를 끄덕이자 단단히 턱을 붙들고 있던 손이 느슨해졌다. 쟈넷은 그에게서 도망치듯 떨어져 나왔다. 해도 뜨지 않아 어슴푸레한 회의실에서도 짙은 푸른색 옷과 타오르듯 빨간 머리카락은 한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도망치면 내가 범죄자 같잖아.”

 날렵한 턱이 씰룩거리며 난처한 미소를 띠웠다. 언제 봐도 근사한 얼굴이라며 동료들과 재잘거리던 것이 떠올랐다. 쟈넷의 주근깨 낀 얼굴이 다시 빨갛게 익었다. 당사자를 앞에 두고 보니 갑자기 부끄러워진 탓이었다.

 “나도 지금까지 여기 있고 싶지 않았거든? 그러니까 우리 조용히 해결하자. 알았지?”

 쟈넷은 하얗게 비어버린 머릿속에 어서 주인, 엘리자베스에게 알려야한다는 생각만 가득 채운 채 얼떨떨하니 고개만 끄덕였다.

Posted by f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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