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션한_캐를_살인했다_치고_살인일지를_써_보자


 Amelia Holmes → Phury V. Flint

이 글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세계관을 차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1980년 8월 6일 수요일 >

 호출이 있었다. 그들이 나를 소환했다는 의미다. 일 년하고도 팔개월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내가 해야 하는 일은 가게를 벗어나지 않았다. 가게를 더럽히고 물건을 함부로 다뤄도 ‘그자’를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작은 위안이었는데 무슨 변덕인지 모르겠다.

 제대로 의복도 갖추지 못하고 끌려간 곳에는 잘 알거나 초상화로 본 얼굴들이 모여 있었다. 실내가 조금 어둡긴 하지만 제대로 꾸며진 고급스러운 저택이었다. 이 자리에 모인 어느 순혈가문의 저택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불편한 얼굴을 하고 대화도 없이 서로 눈치를 살폈다. 면면을 보아하니 어떤 모임인지 분명해졌다. ‘그자’의 세력에 암묵적으로 협조하는 순혈 가문 젊은이들이었다.

 ‘그자’가 사회를 뒤흔들기 시작한지 벌써 십년이 지났다. 마법사 사회는 크게 둘로 나뉘어 다시는 합쳐질 수 없을 것만 같다. 그 자리에 모인 것은 그에게 협력하고 있으나 회색분자에 가까웠다. 공기가 까끌까끌했다. 다들 불편해하는 것도 당연했다. 왜 내가 그 자리에 불려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렸던 것 같다. 불안한 공기를 조성하기 위해 일부러 저지른 것이 분명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하필 그를 발견한 것 역시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휴리 폰 플린트. 플린트가의 차기, 아니 이제는 가주인 그는 전형적인 슬리데린 모범생이었다. 그가 그녀와 함께 미소 짓던 모습이 나는 아직 생생하다.

 그들은 모두가 지쳤을 무렵에야 나타났다. 어째서 불렀는지 한마디 이야기도 없이 저녁 만찬을 대접받았다. 하지만 눈치 채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입장을 잊지 말라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


 < 1980년 8월 13일 수요일 >

 부엉이를 받았다. 다시 한 번 소집.


 < 1980년 8월 14일 목요일 >

 여러 사람이 모이는 줄 알았는데 혼자였다. 어두워서 누가 있는지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날카로운 목소리라서 여자라는 걸 알았다. 분명 들었던 목소리였다. 이름은 아직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날 모임은 단지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지팡이를 뺏기고 심문을 받았다. 이런 일이 얼마나 있었는지 심문하는 마녀는 능숙했다. 크루시아투스 저주를 몸으로 겪었으니 나도 시대에 합류한 것일까. 아직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자동 서기 깃펜을 만든 마법사는 찬양받아 마땅하다.

 심문은 특정 몇몇 가문에 대한 것이었다. 최근 그들과 연락한 적이 있는지, 행보를 아는지 시시콜콜 캐물었다. 사적인 연락은 거의 끊고 살았던 만큼 대답할 거리는 없었지만 고문을 피해갈 순 없었다. 믿기지 않아서인지 그녀가 즐겼는지는 모르겠다.

 걸리는 것은 플린트라는 이름이다.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일까. 경거망동할 사람이 아닌데 걱정스럽다. 그들의 태도는 죄를 잡는 것보다는 처형을 바라는 것처럼 느껴졌다. 흠잡힐 일을 하지 않았기를 바란다.


 < 1980년 8월 20일 수요일 >

 예언자 일보에서 플린트라는 다섯 글자를 발견했다. 가게를 닫고 그를 찾아 나섰다.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나는 아직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거겠지.

 처음으로 찾은 플린트의 저택은 어수선했다. 사방에서 심상찮은 광선이 날았다. 지팡이를 꺼내들고 그를 찾아 달렸다. 그들은 나를 신경도 쓰지 않았다. 전혀 모르는 저택이지만 망설이지 않고 달릴 수 있었던 건 그녀의 가호였을까. 3층에서 그를 찾았다. 죽음을 먹는 자 둘을 보란 듯이 몰아붙이고 있었다. 뛰어난 솜씨였다.

 그들 중 하나를 기절시키고 플린트와 합류했다. 빠르게 오가는 공방에 대화를 나눌 시간도 없었다. 거의 승세를 잡았을 때, 누군가 내 이름을 크게 외쳤다. 덜컥 겁이 났다. 홈즈. 같은 이름을 가진 이들이 어깨에 메여 있다. 멈칫한 사이 무장해제 주문을 맞았다. 지팡이가 날아갔고 죽음을 예감했다. 나를 지키기 위해 플린트가 무리하게 방어마법을 펼쳤다. 그럴 필요는 없었다. 그 탓에 그가 제압당하고 말았다.

 나는 죽음을 각오했다. 내 죽음으로 아서에게 해가 미치지 않기를 바랐지만 그럴 수 없을 거란 생각도 했다. 마지막까지 못난 누나라 미안하다고 속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나는 살아남았다. 다시 한 번 작년 초의 악몽이 재현되었다. 내가 그토록 잔인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을까. 플린트의 마지막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슬프지만 담담하고 초연한 얼굴이었다. 그의 가족은 대부분 목숨을 건졌다. 그들은 가주를 처형한 것으로 만족했다. 아직 어린아이의 손에 지팡이를 쥐어주고 가족을 죽이라 명령했다. 그 지팡이를 빼앗아서 내가 휘둘렀다. 놀라울 정도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무뎌진 모양이다. 슬프지도 않다. 그들이 무슨 생각으로 날 살렸는지 모르겠지만 내 죽음이 머지않았다는 예감이 든다.

 페이지. 그곳은 행복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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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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