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1'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09.21 미스즈와 가터벨트
  2. 2017.09.21 ff14 기반. 전사x학자 콤비.

 여자라면 누구나 인생에 한 번쯤은 스커트를 입어야할 때가 있다. 승부수라던지 그런 로맨틱한 의미가 아니다. 문장이 가리키는 그대로 여자에겐 때로 스커트를 걸치고 그것이 아니면 자신을 가꾸는 수단이 없는 것처럼 행동해야할 때가 있다. 시이나 미스즈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다. 아니, 그런 시절이 있었다. 자라나는 성장기 청소년에게 강제로 활동을 제약하는 의상을 입히고 규격에 맞춰 방긋방긋 웃는 훈련을 시키는 나라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스커트도 교복도 좋아하지 않았지만, 거부할 권리가 없었기에 십년이 넘는 세월을 하반신 노출로 인한 냉증에 시달려야했다.

 그 흔적이 이것이다.

 미스즈는 서랍 구석에 박혀있던 낡은 가터벨트를 꺼내 옆에 던져두었다. 사용한 지 오래되어 어디에 뒀는지 기억도 하지 못했지만 없는 세간에서 물건을 찾아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정돈은 못해도 어지르지는 않는 습관 덕분이다. 미스즈에겐 더이상 스커트를 입으라고 강요할 사람이 남아있지 않았지만, 이 물건이 남아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추억이 깃든 물건이었다.

 고등학생 때였다. 뛰어난 성적으로 장학금까지 받으며 들어간 학교임에도 큰 기대는 없었다. 지금보다 더 세상을 미워하고, 사람을 믿지 못하던 15살의 미스즈는 새 학교가 아무리 뛰어난 명문학교일지라도 어차피 자기 자리는 없으리라고 미리부터 단정하고 있었다. 설령 환영받는다 해도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이 달라지지 않는 한 미스즈의 인생에는 변화가 없을 테니까 기대할 게 없었다. 그래서 미스즈는 예비소집일을 거치고 입학식을 마친 후에도 시큰둥한 상태였다.

 고등학생 쯤 되면 대다수의 학생들은 입학과 졸업이라는 연속 행사에 큰 감동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이르게는 유치원부터, 보통은 초등학교부터 수차례 겪어온 행사기 때문이다. 그나마 졸업식은 선후배와 이별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축제 분위기로 변하기도 하지만 입학식은 차라리 탐색전에 가까웠다. 앞으로 삼년을 부딪히게 될 면면을 확인하고 편안한 위치와 든든한 동료를 얻기 위한 눈치싸움.

 미스즈가 입학한 고등학교는 전교순위에 들어가는 명문진학고여서일까. 중학교 때와는 또 분위기가 달랐다. 구김 하나 없는 새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크게 떠들지도 않고 예의바르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서로 아는 사이도 있었지만, 꽤 많은 학생들이 안면이 없어보였다. 중학교 때에 비해 주변에 관심 없는 학생이 많았다. 미스즈는 그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신입생 대표로 연설한 탓에 관심을 가지고 인사하러 오는 학생이 있었으나 미스즈는 냉랭하게 인사하고 관심을 끊어버렸다. 먼저 인사한 아이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덕분에 더이상 말을 걸어오는 학생은 없었다.

 근처에 앉은 아이들과 말을 섞으며 조금씩 교실이 소란스러워지는 중에 담임이 나타났다. 이렇다할 특색이 없는 사람이었다. 적당한 키에 적당한 몸매, 선생님다운 차림을 한 여자. 그리 길지 않은 갈색 머리를 하나로 묶었다.

 “인사.”

 특색이 없다는 말은 취소. 담임은 아주 우렁찬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었다. 학생들은 약 9년간 단련된 습관대로 입을 맞춰 인사했다.

 나타나마자마 우렁우렁하게 출석을 부른 담임은 자신을 토야마 요시코라고 소개했다. 시원시원한 인상에 학생들 표정이 밝았다. 아침조회와 종례를 빠르게 끝내주는 담임만큼 좋은 담임도 별로 없다. 안내해야할 사항을 안내한 담임은 곧 교실을 빠져나갔다.

 “시이나 따라오렴.”

 미스즈도 데리고 갔다.

 새 담임은 좋은 선생님이었다. 미스즈는 앞으로 자신에게 일어날 변화를 알지 못했지만, 그것만은 분명하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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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박사박. 눈이 흙처럼 밟혔다. 사방이 눈 투성이였다. 하얀 세상. 모래바람이 부는 고장에서 나고 자란 이는 새하얀 대지가 낯설기만 하다. 어린아이처럼 몸집이 작은 여인은 양손을 비비며 추위를 물리쳤다. 생소한 풍경에 감동해 넋을 놓고 서있기에는 날이 너무 추웠다.

 추위를 견디다 못해 발을 동동 구르자 지켜보던 경비대원이 낡은 털가죽을 건내주었다. 여러 사람이 돌려 사용해온 것이 분명한 가죽을 어깨에 두르자 조금은 한기가 가시는 듯 했지만 그것도 잠시. 비엔나는 무기를 내려놓고 주변을 뛰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도끼를 맡게 된 경비대원이 휘청거렸다.

 팀을 모은 사람이 가장 먼저 나와서 일행을 기다리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솔직히 오늘은 조금 후회스럽다. 시간 맞춰 나올걸. 비엔나는 자진해서 때아닌 뜀박질을 하고 있는 제 처지를 한탄했다. 모험가로 이름이 높아지는 건 반가워도 이렇게 추운 곳은 사절이다. 아, 정말 먹고 살기 힘드네.

 멀리서 길죽한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손발에 온기가 돌아올 정도로 열이 오른 비엔나는 뜀박질을 멈췄다. 본디 엘레젠이 많은 지역이라 이 거리에서는 일행인지 아닌지 판가름할 도리가 없었다. 비엔나는 경비대원에게 손짓해 신호를 남기고 낯선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

 낯선 엘레젠은 비엔나를 보고 반가운 얼굴을 했다. 청년은 비엔나가 오늘 함께하기로 한 일행임을 확인하고는 뒤를 향해 큰소리를 내며 손짓했다. 천천히 걸어오던 휴런이 서둘러 달렸다.

 창을 든 창백한 엘레젠 청년은 레너드, 활과 화살통을 맨 휴런 여인은 에이라라고 소개했다. 레너드 쪽은 팀을 모을 때 직접 만났으니 안면이 있지만 에이라는 초면이었다. 두 사람도 원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아도넬 점성대 근처에서 만나서 함께 오게 되었단다.

 비엔나는 두 공격수와 함께 돌방패 경계 초소 앞으로 돌아왔다. 비엔나에게 털가죽을 건넨 경비대원이 세 사람을 맞아주었다.

 “이렇게 셋이 가는 건 아니죠? 치유사는요?”

 “글쎄. 아직 안 왔네요.”

 비엔나는 눈을 데록 굴렸다. 약속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일행을 모은 입장에서 시간 약속을 어기는 사람은 질색이다. 목숨을 맡길 사람인데 벌써부터 신뢰가 꺾였다. 하지만 조금 더 기다리기로 한다. 사람이 하는 일, 알고 보면 용서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르지 않은가.

 비엔나는 두 사람에게 이제부터 수행할 임무와 돌방패 경계 초소의 위험성에 설명했다. 두 사람도 어느정도는 조사를 마치고 왔는지 이해가 빨랐다. 레너드와 에이라는 이슈가르드에서 줄곧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용족이 점령한 장소라는 것과 들어가보지 못한지 오래되어 상황이 얼마나 악화되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듣고도 겁먹은 기색이 없었다. 좋은 동료였다. 비엔나는 만족스레 웃었다.

 “이건 초소의 설계도예요. 내부가 상하거나 무너져서 길이 바뀌거나 함정이 생겼을 수도 있지만, 제가 앞서가면서 인도할 테니까 적당히 거리를 두고 따라오세요. 여차하면 몸으로 받아낼테니까요.”

 “괜찮겠어요? 정말 위험할지도 몰라요.”

 “나만 믿어요. 괜히 도끼를 들고 있는 게 아니니까.”

 비엔나는 돌려받은 도끼를 어깨에 얹어보였다. 조그만 라라펠 몸에 맞춰 제작된 앙증맞은 크기였다. 허나 노련한 모험가인 에이라는 그 작은 도끼가 단련된 전사의 손에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알고 있다. 아직 경험이 모자란 레너드는 걱정스러운 기색을 완전히 거두지 못했지만, 반론도 하지 않았다. 목숨을 맡길 사람을 출발하기도 전부터 의심해봐야 좋을 게 없었다.

 문제는 치유사였다. 브리핑이 완전히 끝났는데도 소식이 없는 치유사 탓에 일행의 얼굴에는 그늘이 졌다. 비엔나는 미간을 팍 찌푸렸다.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거야.

 그때였다.

 “저기. 모험가님들. 혹시 누구 기다리고 계신가요?”

 마침 교대하는 타이밍인지 무기를 챙겨 자리를 옮긴 경비대원 하나가 세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지만 이렇게 높은 모자를 쓰고 안경을 낀 라라펠 모험가님을 찾으시는 거라면 안에 계실 거예요. 먼저 안을 살펴보겠다고 했거든요.”

 “그걸 왜 이제 말해?”

 비엔나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경비대원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강한 힘으로 아래로 당겨진 키 큰 경비대원은 얼빠진 소리를 내며 비틀거렸다.

 “제가 어떻게 압니까. 제대로 자기 소개도 안하고 멋대로 자긴 들어가야겠다고 박박 우겨서 들어갔단 말입니다. 아무리 말려도 안 들어먹으니까 죽어도 우리 책임 아니라고 하고 들여보냈다고요. 차림새가 모험가보다는 골방 학자 같아서 결사적으로 말렸는데 경비 중인 우릴 기절시키고 들어갔어요. 들키면 대장님한테 죽습니다.”

 “뭐야?”

 비엔나는 황망하게 외쳤다. 레너드와 에이라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치유사 혼자 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짓을.”

 “지금까지 나오지 않은 걸 보면 죽은 거 아니에요?”

 “경비 둘을 혼자 눕힌 거 보면 실력자잖아요. 얼른 따라가면 괜찮을지도 몰라요.”

 세 사람은 허둥지둥 무기를 챙겨들었다. 정비할 시간도 고민할 시간도 없었다.

 “만약 위험해지면 바로 도망쳐야해요. 우린 치유사가 없으니까.”

 “무사히 살아있으면 좋을텐데.”

 “그럼 진작 나왔겠지. 말도 안 돼. 이런 일이 될줄이야.”

 비엔나는 도끼를 세워들고 어서 문을 열라고 독촉했다. 뒤에서 두 사람이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어서, 어서 들어가보지 않으면.

 찰캉. 쇳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하얗게 서리가 앉은 돌벽이 세 사람을 반겼다. 먼 안쪽에서 기이한 울음소리가 들린다. 용족의 울음소리예요. 나직이 중얼거린 건 레너드였다. 세 사람의 뒤에서 다시 찰캉, 문이 잠겼다. 마음 같아서는 문을 열어두라고 하고 싶지만, 일행과 다른 경로로 용족이 몰려나오면 큰일이다. 경비 둘이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가죠.”

 비엔나가 성큼 앞으로 한 발을 내디뎠다. 레너드와 에이라도 무기를 다잡았다.

 “지각지각지각.”

 통통통. 장난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머리와 등을 두드리는 둔탁한 감촉에 일행은 놀라 돌아섰다. 높은 학사모를 쓰고 동그란 안경을 낀 라라펠이 두꺼운 책을 한 손에 들고 씩 웃고 있었다.




2.

 세 사람이 모두 어처구니 없어 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라라펠 여인은 뺨 근처까지 기른 단발머리를 찰랑거리며 즐겁게 웃었다. 비엔나는 어이가 없어 말을 잊었다. 이건 뭐야?

 치밀어오르는 짜증을 꾹꾹 눌러담는 사이 눈치코치 없는 그가 발랄하게 책을 펼치곤 수식을 읊었다. 비엔나는 미처 생각이 머리까지 닿기도 전에 도끼를 치켜들었다. 술식을 외우는 마술사는 처치한다. 선수 필승이 목숨을 지킨다. 힉. 짧게 숨을 들이킨 정체불명의 라라펠이 양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타임!”

 절박한 외침이 또 엉뚱했다. 잠깐도 아니고 타아임? 비엔나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높이 치켜든 도끼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자세를 유지하기가 편치 않다.

 “당신이 뭔지 모르겠지만 얻어맞고 그냥 넘어가는 성정이 못 돼서요.”

 미안하네요. 입 속으로 중얼거리며 비엔나는 치켜든 도끼를 내리찍었다. 도끼날은 얼어붙은 그의 왼쪽 바닥을 찍었다. 돌과 쇠가 부딪혀 깡하는 소리가 났다. 비술사로 추정되는 마술사(책을 들고 있으니 비술사가 틀림없다고 비엔나는 생각했다.)는 생글생글 웃는 얼굴 그대로 굳어버렸다. 밖에서 경비병이 수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비엔나는 상대가 얼어붙은 것에 만족했다. 그대로 뛰쳐나가면 어쩌나 걱정이 들었지만 이 뻔뻔한 자는 회복이 빨랐다. 

 “멋진 도끼네요. 믿고 따라갈 수 있겠어요.”

 넉살 좋게 깔깔 웃는 모습이 얄미웠다. 비엔나는 복잡한 머리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이 몰상식 덩어리는 대체 어떻게 상대해야하나.

 “자자, 진정해요. 해치려는 게 아니니까. 보호 마법은 두르고 가야죠? 프로테스라고요.”

 또 두서없이 주문부터 외우려고 한다. 비엔나는 강제로 책을 덮어버렸다. 라라펠 비술사가 동그란 눈을 더 동그랗게 떴다.

 “압수하기 전에 가만히 있어봐요. 확인 좀 합시다. 당신이 오늘 돌방패 경계초소 공략에 지원한 치유사인가요?”

 “네, 맞아요. 마침 저도 여기 들어와야했는데 일정이 딱! 맞는 곳이 있지 뭐예요. 이건 운명이다 싶어서….”

 “여기서 대체 뭘 한 거죠? 한참 기다렸잖아요.”

 “정찰이죠. 사전 답사는 기본, 준비 완료랍니다.”

 늘어질 기세기에 말을 잘랐는데도 그는 마냥 즐거웠다. 기가 막혀 입을 다물자 묻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설명을 시작했다. 준비성은 좋지만 이런 사람에게 등을 맡겨야하나? 아니, 절대 무리다. 비엔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모습을 본 치유사(라고 주장한 라라펠)은 설명을 멈췄다. 어느새 초소 내부 도면까지 펼쳐들고 있었다. 실랑이에 말을 보태지 않고 있던 레너드와 에이라는 설명에 귀를 기울이다 비엔나를 쳐다보았다. 주목 받게 된 비엔나는 미간을 팍 찌푸렸다. 오늘은 정말 느낌이 좋았는데.

 “미안하지만 해산하죠. 선금을 지불했으니 불만은 접수하지 않겠어요.”

 “네?”

 레너드와 에이라가 깜짝 놀랐다. 치유사(라고 주장한 라라펠)도 마찬가지였다.

 “돌아가죠.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네요.”

 “왜요?”

 치유사(라고 주장한 라라펠)가 물었다. 그제야 웃음을 지우고 딱딱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진작 그랬으면 좋았을걸. 비엔나는 못잖게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치유사 없이 진입할 순 없어요. 용은 사납고 강해요. 당신이 혼자 둘러볼 수 있는 곳만해도 그런데 더 안쪽엔 뭐가 있을지 어떻게 알겠어요?”

 “제가 치유사예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당신 비술사잖아요? 치유술 가지고 감당할 곳이 아니에요.”

 비엔나의 말에 레너드와 에이라도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도 그게 걱정이었나보다.

 치유는 환술사에게. 모험가로서 관록이 있건 없건 그건 기본적인 상식이다. 비술사도 주술사도 자체적인 치유술은 가지고 있지만 환술사가 모험자 무리의 회복을 책임지게 된 것은 아주 간단한 이유였다. 절대적인 회복량의 차이 때문이다. 개인에게 부여하는 치유술 밖에 존재하지 않는 다른 마술사에 비해 환술사는 일행 모두에게 부여하는 광역 치유술인 메디카, 치유술인 케알의 상위 호환 마법, 케알라와 케알가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세 가지 마법으로 개인과 일행 전체의 회복을 담당하는 동시에 독이나 저주를 정화하는 에스나로 일행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한다. 고작해야 소량의 회복만 가능케하는 치유술 하나로 승부하기엔 비교가 되지 않는 기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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